(37) 참을 만하면 참으십시오
(37) 참을 만하면 참으십시오
  • 김교환 기자
  • 승인 2019.11.10 0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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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라 말기 장량이 진 시황을 해치려다가 실패하여 숨어 지내고 있을 때였다.

어느 날 마을 근처를 배회 하다가 돌다리를 지나가는데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자기 신발을 일부러 다리 아래로 떨어뜨리고는 “이보게 젊은이, 내려가 신발 좀 주워 오게.” 장량은 순간 화가 치밀었지만 상대방이 노인이라 참고 신발을 주워 왔다. 그러자 노인은 다리를 쭉 내밀며 신발을 신겨 달라고 했다. 역시 화가 났지만 내친걸음이라 허리를 굽혀 신발을 신겼다.

그제서야 “자네는 꽤 쓸만하군. 닷새 뒤 날이 밝을 무렵 이곳으로 오게.” 노인은 이 말을 남기고 떠났다. 이상하게 생각한 장량이 약속대로 닷새 뒤 새벽 다리로 나가보니 노인이 벌써 와 있었다.

“늙은이와 약속한 녀석이 왜 이리 늦게 왔는가? 닷새 뒤 다시오너라.” 노인은 이렇게 호통 치고 가버렸다. 그래서 닷새 후에 장량이 닭 우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나갔는데 노인이 더 빨리 와 있었다.“ 또 늦었군. 닷새 뒤 다시 오너라.”

그래서 이번엔 아예 날이 새기 전에 다리로 나가 기다렸다. 한참 뒤에 나타난 노인이 비로소 흡족해 하며 책 한 권을 건네주며 말했다. “이 책을 잘 읽어라. 그러면 너는 왕의 군사(軍師)가 될 수 있느니라.” 노인이 준 책은 ‘육도삼략(六韜三略)’이란 태공망이 쓴 병서였다.

장량은 그 책을 읽어서 훗날 한나라를 세운 유방의 최고 책사가 되었던 것이다. 결국 장량이 성공한 것은 그의 인내심에서 비롯되었다.

노인이 일부러 장량을 화나게 한 것도 장량의 인내심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다. 유방이 한숨을 내쉬며 탄식할 때면 장량은 아무런 말없이 듣고 있다가 “패공께서는 참을 만하면 참으십시오,” 하고 말을 시작했다. “오늘 선생이 내게 한 글자를 가르쳐 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인(忍)이오.” 유방은 큰 뜻을 이루기위해서는 모름지기 참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노인들의 강력 범죄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언젠가 상주에서의 80대 할머니의 동전 화투놀이 때문에 일어난 경로당 음료수 농약 사건이 온 나라의 화제가 된 일이있다.

봉화에서의 77세 노인의 상수도 문제로 이웃 주민과 다툰 끝에 면 직원 두 명이나 살해한 엽총 사건, 광주에서의 화투판에서 빌린 50만 원에 대한 10일만의 이자 5만 원에 분개한 살해사건, 영월에서 60대 후반과 80대 노인 7명의 25살 지적 장애 여인에 대한 상습 성 폭행사건 등 매스컴을 통해서 정정한 노인들의 분노, 욕망이 범죄로 번지는 모습을 가끔 본다.

이외에도 각 경로당마다 별일도 아닌 걸 서로 이해 부족으로 다투고, 삐치고 소란을 피우는 경우가 흔히 일어난다. 늙으면 일반적으로 분노 조절이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을 들었지만 사회 구조적 문제가 더 큰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노인들은 나이에 걸맞는 대접을 받기를 원하는데 사회는 전반적으로 경로사상의 약화와 여기에 따른 불만, 소외감, 무시 등에 대한 감정이 쌓여 극단적인 범죄를 유발하게 되는 경우를 본다.

또한 노인들은 대체로 고집이 강한 편이어서 갈등을 대화로 푸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우리 스스로 평정심을 찾고 마음을 비울 줄 알아야 하며 자신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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