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스포츠 즐기는 어르신들 “건강 관리 해야죠”
생활스포츠 즐기는 어르신들 “건강 관리 해야죠”
  • 이철락 기자
  • 승인 2019.10.21 15:1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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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사회 활동을 하자

 

복지관에서 당구를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들의 모습      매일신문 제공
복지관에서 당구를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들의 모습              매일신문 제공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생활에 쏟던 장년기가 지나고 은퇴를 하고 나니, 항상 쪼개 쓰고 아껴 써도 부족하던 시간이 넘쳐나기 시작한다. 은퇴 전에는 미루어 두었던 해외여행이나 취미생활 등 이것저것 평소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느라 바쁜 나날들을 보내던 것도 한두 해지 매일같이 해외여행을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잉여 시간은 점차 늘어난다.

35년. 한평생 종사했던 직장생활의 보편적인 기간이자, 100세 시대에 예상되는 남은 생의 기간이다. 잘 짜인 스케줄이나 늘 하던 일상 업무도 없이 일과 전체를 스스로 구성하려고 하니 막연하기만 하다. 오늘날 우리 시니어들은 무엇을 하며, 어떤 취미생활을 하며 어떻게 여가 시간을 활용하고 있을까. 50대 이상 시니어들의 취미생활 형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시니어들의 취미 활동 종류 매우 다양

50대 후반 이상의 시니어들은 어떤 취미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어떻게 나타날까? 시니어들의 취미·여가 생활을 파악하기 위해 213명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먼저 취미·여가 활동을 인문·교양, 음악·악기, 미술·공예, 생활스포츠, 외국어, 요리, 봉사활동, 컴퓨터·통신, 기타 등 8개 부문으로 크게 나누었다. 각 부문에 해당하는 세부적 예시를 대상자에게 제시한 다음, 현재 가진 취미에 대한 선택 동기, 시작한 나이, 매월 활동비, 동아리 참여 여부 및 활동 장소, 만족도 등의 설문 조사를 3주에 걸쳐 실시하였다.

종이 설문지를 통한 대면 설문과 구글 설문지를 통한 인터넷 설문 방식을 병행하였다. 응답자의 연령은 60대 전반이 30.4%로 가장 많았고, 70대 전반이 18.2%, 60대 후반이 17.8%, 50대 후반 13.6%, 70대 후반 11.7%, 80대 8.4%의 분포를 보였다.

 

◆“함께 웃고 즐기면서 보람 찾아”

시니어들이 취미·여가 활동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부문(3가지 이하 복수응답)은 생활스포츠가 43.0%로 가장 많았으며 음악·악기(14.7%)와 인문·교양(13.0%)이 그 뒤를 이었다.

생활스포츠 중에서는 걷기와 등산이, 음악·악기 부문에서는 가요와 하모니카가, 인문·교양 부문에서는 독서·글쓰기가, 미술·공예 부문에서는 서예와 유화가 각 부문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취미를 선택한 동기로는 건강관리를 위함이 가장 많았으며 여가 활용, 즐거움, 만남·교류의 순이었다.

취미를 시작한 나이는 50대와 60대가 가장 많았지만 70대 이후 새로운 취미를 시작한 사람도 12.1%로 나타났다. 사회복지관에 다니는 일부 70~80대의 응답자들은 “동료와 웃고 농담하는 즐거움이 있다”라는 답변과 함께 “나이 들어 학교에 다니는 기분으로 한글을 배우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라고 답하여, 노년에 배우며 살아가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봉사활동으로 즐거움 찾기도

실비에 가까운 유료(또는 무료)로 지역 평생학습센터나 종합복지관 시설을 이용하는 응답자들은 대개 1, 2개의 동아리에 소속되어 취미 활동을 하고 있었다. 취미 분야는 개설 강좌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들은 즐겁고 시간이 빠르게 가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많지는 않지만, 봉사활동으로 보람과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영애(78) 씨는 “장애인들보다 내가 건강하니까 도와주고 싶다. 손과 발을 쓰지 못하는 이들의 식사 수발을 즐거운 마음으로 도와준다. 시각장애인에게 봉사하고 있는데 앞을 잘 보지 못하는 분이 멀리서도 나를 알아보더라. 그때 기분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이모 씨(70)는 “종합복지관에서 당구 코치를 하는데 시니어 여성분들이 굉장히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 하는 취미 활동에 대해 만족(또는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77.1%였으며, 이는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하겠느냐는 설문 결과와 비슷한 분포를 보인다.

 

◆사회단체 활동 삶의 만족도 높아

설문 조사를 하면서 만난 시니어들 중에는 자신의 규칙적인 취미·여가 활동에 대해 얘기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집 안에 혼자 있거나 단순한 잡담 외에는 특별한 취미 활동 없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꽤 많았다.

평생학습센터나 사회종합복지관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일과를 바쁘고 즐겁게 보내고 있는 시니어들은 설문 조사에 대한 참여 의욕도 높았을 뿐만 아니라, 삶의 만족도도 높았고, 즐거운 자신감과 함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도 건강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2018년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대한 기초연구’(2018년 통계개발원)에 따르면, 사회단체 및 자원봉사활동과 여가활동 모두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경험이 없는 경우보다 모든 연령대에서 삶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았다.

혼자 집에 가만히 있거나 공원 등에서 단순 배회를 하며 하루하루를 소일하는 것보다 사회 참여 및 적절한 취미 생활을 찾아 적극적으로 활동함으로써 외로움을 해소하고 가족이나 사회와의 유대감을 건강하게 유지한다면 노년기 삶의 질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