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 산을 찾아서] 충북 괴산군 희양산(999m)
[근교 산을 찾아서] 충북 괴산군 희양산(999m)
  • 시니어每日
  • 승인 2019.10.1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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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마루금이 빼어난  탁트인 조망과 100여미터의 암벽 세미클라이밍
산행의 묘미를 마음껏 느끼는 100대 명산...휴식 포함 5시간 정도 소요

 

산행의 묘미를 꼽는다면 탁트인 조망과 아찔한 스릴감이 아닌가 싶다. 일반적으로 산행코스를 정할 때 암릉산을 찾는 것은 완만한 육산에 비해 다소 힘들지만 산행의 묘미를 마음껏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청명한 가을 날씨와 함께 울긋불긋 오색단풍으로 물들어가는 계절이 다가오면서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시니어매일 ‘근교산을 찾아서’ 취재팀은 이런 산행의 묘미를 두루 갖춘 충북 괴산군 희양산(999m)을 찾았다.

희양산은 경북 문경시 가은읍과 충북 괴산군 연풍면의 경계를 이루는 100대 명산에 속하는 산이다.

문경새재에서 속리산 쪽으로 흐르는 백두대간의 줄기에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바위로 우뚝 솟은 신령스러운 암봉이 희양산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바위 낭떠러지들이 햇살을 받아 하얗게 빛나 멋진 풍광을 만들어내고 있다.

희양산은 험준한 산세로 이뤄져 있지만 조망이 탁월하고 세미클라이밍 암릉 구간의 스릴감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이 일대에서 가장 빼어난 산이다.

산행들머리는 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 514-5(주차장) 은티마을에서 시작한다. 은티마을은 희양산, 구왕봉, 시루봉, 마분봉, 악휘봉 등 백두대간 여러 산의 산행시작 들머리로 산꾼들로부터 널리 알려진 곳이다.

희양산은 인근의 구왕봉, 시루봉과 연계하여 오르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초보자들의 경우 희양산만을 오르는 것이 좋다.

산행은 은티마을 주막집 앞 삼거리에서 좌측 희양산 방향으로 완만한 오르막 농경지 옆길을 따라 걸으면 팔각정 쉼터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직진은 희양산, 우측은 호리골재를 거쳐 구왕봉(898m)을 경유해 희양산으로 가는 코스이다.

쉼터에서 희양산 방향으로 약 30여분 걸으면 다시 갈림길과 마주치게 되는데 좌측은 희양폭포, 성터, 우측은 지름티재로 이정표가 없어 초보자의 경우 어느 방향인지 헷갈리게 된다.

일반적으로 암릉(로프)의 위험한 구간을 피하고자 한다면 좌측 성터방향으로 올라야 한다. 지름티재의 경우 세미클라이밍 구간에서 초보자들은 쉽게 포기하게 된다.

지름티재까지는 큰 경사 없는 숲길로 주변의 볼거리가 전혀 없어 지루한 감이 든다. 지름티재는 충북과 경북의 경계로 엣날에는 이곳으로 사람들이 왕래하였으나 남쪽 자락에 조계종 특별수도 도량인 봉암사가 있어 음력 초파일을 제외하고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하고 있다.

희양산 정상까지 능선을 따라 목책과 철조망, 경고 현수막들이 어지럽게 설치되어 있다. 지금까지 평탄한 산행이었다면 이곳부터 본격적인 암릉 산행이 시작된다.

미로바위지대를 지나 희양산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세미클라이밍 구간이 나타난다. 약 100여m 세미클라이밍(수직절벽)구간에 로프가 설치되어 있으나 전문 산악인들조차도 팔에 힘이 부쳐 자칫 로프를 놓칠 정도로 힘들고 위험하다.

희양산만 산행할 경우 4시간이면 충분하나 로프구간에서 상.하행 등산객들과 교차하게 되고 쉬어가면서 가야 하기에 보통산행에서 1시간 정도 더 소요된다고 보면 되겠다. 눈비가 왔을 경우 바위면이 미끄러워 이 구간 산행은 피하는 것이 좋다.

희양산 산행 시 암벽훈련코스 같은 세미클라이밍 구간이 없었다면 산행의 스릴감은 느끼지 못할 정도다.

 

암벽구간을 오르면 백두대간 능선길과 마주치게 되는데 좌측은 시루봉, 우측은 희양산 방향이다. 정상까지는 완만한 암봉 위를 걷게 되는데 탁 트인 조망과 시원한 바람이 힘들었던 산행을 모두 잊게 해준다.

넓은 마당바위에 앉아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어진 구왕봉을 바라보면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것처럼 주변의 산세가 일품이다. 은티마을에서 희양산 정상까지는 약 2시간이면 도착하게 된다. 정상 주변은 천길 낭떠러지로 매우 위험하나 별다른 안전시설이 없어 산행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희양산 남릉 코스는 홍문정마을에서 시작하게 되나 수직 암릉 구간에 별도의 로프 안전시설이 없으며 비탐방 구간으로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암릉 산행의 묘미를 느끼는 산꾼들이 최근 들어 많이 찾긴 하나 전문 산악인이 아니라면 이 구간 산행은 피해야 한다.

정상에서 하산은 왔던 길을 되돌아 걸어 갈림길에서 우측 시루봉(성터)방향이다. 성터 갈림길에서 좌측 은티마을로 하산하게 되는데 경사가 급한 계곡 옆 너덜지대를 1시간여 내려오면 구왕봉 갈림길 쉼터에 이르게 된다.

희양산 산행은 휴식시간 포함 5시간 정도 소요되며 구왕봉을 경유할 경우 반대편 봉우리에서 희양산 정상 모습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다. 암벽 산행이 힘든 등산객들은 희양산 갈림길에서 좌측 성터 방향으로 정상에 올랐다 세미클라이밍 구간으로 내려와 지름티재에서 구왕봉에 올라 호리골재에서 은티마을로 하산하는 6시간 정도의 코스를 추천한다.

◆ 산행안내

코스: 은티마을 주차장-은티펜션-마지막 농경지(밭)-팔각정 쉼터-지름티재갈림길-미로바위-세미클라이밍(로프)-삼거리-희양산(999m)-삼거리-희양성터-희양폭포(계곡)-팔각정쉼터-은티마을 주차장 (8.4km 5시간)

주차장 : 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 514-5(주차요금 승용차 3천원, 버스 5천원)

교통편: 괴산읍에서 은티마을로 가는 시내버스는 1일 3회(06:30, 11:25, 16:20)있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산행은 시간이 잘 맞지 않아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