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골탕 먹이는 지하철 아양교역
관광객 골탕 먹이는 지하철 아양교역
  • 정재용 기자
  • 승인 2019.10.14 14: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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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하는 대로 하다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캐리어 들고 나가야할 판
대구시는 직접 체험해보고 개선해야

대구지하철 1호선 아양교역의 또 다른 이름은 '대구국제공항역이다. 지하철이 아양교역에 도착할 즈음 공항으로 가실 손님은 2번 출구를 이용하시기 바란다"는 차내 안내 방송도 나온다. 하지만 그대로 따라가다가는 큰 낭패를 당한다.

아양교역 2, 3번 출구 갈림길에 붙어 있는 안내문. 정재용 기자
아양교역 2, 3번 출구 갈림길에 붙어 있는 안내문. 정재용 기자

왜냐하면 2번 출구로 나오려면 그나마 이용할 수 있는 지하 3층 대합실(이하 대합실 생략)에서 지하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도 이용하지 못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계단으로 캐리어(짐 가방)를 들고 걸어서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지하 3층에서 지하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는 2번 출구 쪽이 아니라 반대 방향인 3, 4번 출구로 가는 쪽에 있고, 지하 2층에서 지하 1, 지하 1층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곳에는 아예 계단뿐이다. 지하 3층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1대 있으나 그것은 4번 출구 쪽이다.

성당동에서 왔다는 A(77)빨리 공항 가는 택시를 타야하는데 이렇게 힘들게 올라가야할 줄은 몰랐다. 대구시는 뭐하고 있나?”며 분통을 터뜨렸다. 친구사이라는 B(77)에스컬레이터가 안 되면 끌고 올라갈 길이라도 만들어줘야 할 게 아니냐? 지하철 내려서부터 끝까지 이 무거운 것을 들고 올라오게 하다니 사람 골탕 먹이려고 작정한 것 같다며 힘들어 했다.

힘들게 2번 출구를 향해 계단을 오르는 모습. 정재용 기자
힘들게 2번 출구를 향해 계단을 오르는 모습. 정재용 기자

지하철을 이용하여 공항으로 가는 버스로 환승하거나 택시를 이용하려면 2번 출구로 나가야 하고 안내도 그렇게 하지만 시설은 전혀 거기에 맞춰져 있지 않았다.

2번 출구 쪽에 공간이 없어서 엘리베이터는 설치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우선 가능한, 지하 3층에서 지하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4번 출구 쪽에서 2번 출구 쪽으로 변경해야 한다. 그리고 지하 2층에서 지하 1, 지하 1층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곳에는 경사로를 만들어서 캐리어를 끌고라도 올라갈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는 자전거를 끌고 갈 수 있는 시설만 돼 있다.

대구시는‘2020년은 대구경북 관광의 해를 홍보하기에 앞서 관광객의 입장에서 불편 사항이 없는지 직접 체험으로 점검,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아양교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