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년 유채꽃 축제를 위하여!
명년 유채꽃 축제를 위하여!
  • 이원선 기자
  • 승인 2019.09.30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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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중도 코스모스 축제가 29일(일)로 아쉬움 속에 끝났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즐기려는 커플의 결혼식이 진행 되었다.
코스모스 꽃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에 열중인 관광객. 이원선 기자
코스모스 꽃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에 열중인 관광객. 이원선 기자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같은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찬바람 미워서 꽃 속에 숨었나/.../

아름다운 코스모스 꽃. 이원선 기자
아름다운 코스모스 꽃. 이원선 기자

매년 이맘때쯤이면 김상희 씨의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이란 노래가 생각난다. 가을에 어울리며 코스모스 축제의 분위기에 흥을 더하는 노래 같다. 코스모스는 그 꽃말이 소녀의 순결, 순정이란 말답게 어딘지 모르게 가냘프고 연약해 보인다. 조물주가 맨 처음 코스모스를 만들고는 실패작이라고 할만하다. 뭇 짐승들은 향이 진해선지 고개를 돌려 싫어하고 딱히 먹을 만한 것도 없다. 진득하게 익어도 쭉정이 같아 보이는 까맣고 길쭉한 씨앗이 전부, 가을철이면 들녘에서 하늘거리다 제풀에 꺾이는 꽃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꽃이 요즈음은 인기가 폭발이다.

하중도 코스모스 축제장. 이원선 기자
하중도 코스모스 축제장. 이원선 기자

929()을 기해서 하중도 코스모스 축제가 막을 내렸지만 수많은 인파가 코스모스란 꽃의 아름다움을 보고 그 향연을 즐겼다. 개천절인 103()날 깜짝 세일처럼 잠깐 열 계획이라지만 그마저도 미정이라 아쉬움이 더하다. 이후 106()부터는 명년 봄의 유채꽃 축제를 위해서 몽땅 갈아엎는다고 한다. 축제기간 동안 수많은 아베크족이 사랑을 노래했으며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힐링장소로 사랑받았던 하중도 코스모스 축제, 그래서 그런지 지난 일요일을 더 많은 인파가 찾은 것 같다. 거기에 오전 11시 경에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즐기려는 커플의 결혼식이 진행 되었다고 한다.

꿀을 탐하여 꽃을 찾은 벌. 이원선 기자
꿀을 탐하여 꽃을 찾은 벌. 이원선 기자

늦은 오후의 역광에 든 코스모스 꽃의 아름다움을 담고자 나온 이재경()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일찍 올걸하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오전 결혼예식에 사용되었던 소품이 군데군데 남아 있어서 느지막하게 축재를 즐기고자 나온 관광객들은 그 소품을 이용하기 위해서 길게 줄을 서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사랑해요 코스모스 꽃. 이원선 기자
사랑해요 코스모스 꽃. 이원선 기자

코흘리개 시절 코스모스 꽃은 장난감이자 식용이기도 했다. 가을로 접어들면 시냇물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바짓가랑이를 걷고서 건너던 시냇물이 징검다리를 고스란히 돌려주는 시기로 성급한 동네는 섶다리를 놓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다. 때를 같이하여 또래의 여자애들은 모두가 소나기에 나오는 윤초시의 손녀와 같아 보였지만 천둥벌거숭이들의 심술보는 꺼질 줄 몰랐다. 그 여전한 심술보는 징검다리의 물장구질의 아쉬움을 고스란히 섶다리로 옮겼다. 섶다리는 발자국의 힘에 따라서 울렁거림이 다르다. 그 울렁거림이 심술보를 한층 더 자극하여 중간쯤에 이른 또래의 가스나(여자친구)를 울려 먹던 곳이기도 하다. 눈물을 글썽이며 하지마~ 하지마~”애원하는 모습이 더 앙증맞아 한층 높게 뛰었던 모양이다.

결혼식 소품을 이용해서 촬영 중인 관광객. 이원선 기자
결혼식 소품을 이용해서 촬영 중인 관광객. 이원선 기자

 

그 길에도 산업화가 불어 시멘트 다리가 놓였다. 하굣길에 다리 폭의 위쪽으로는 머스마(남자)가 또 아래쪽에는 여자애들이 나란히 서서 코스모스 팔랑개비를 날렸다. 여덟 잎 중 한 잎 건너 한 잎을 뗀 뒤 떨어뜨리면 팽그르르 놀아가는 모습에 취해 집에 갈 줄 몰랐다. 그러다 지치면 막 맺힌 꽃봉오리를 따서는 엄지와 검지로 눌러 치약을 짜듯 입안에 넣었다. 연두색을 품은 풋풋한 뭐 그럼 맛으로 뒷맛은 달짝지근했던 것 같다.

연신 사람들이 몰려들어 코스모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에 열중이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차들과 사람들, 이를 통제하고 관리하시는 요원들은 모두가 나이가 지긋한 시니어들이다. 장시간 관광객들의 안전과 질서를 책임지느라 심신이 지칠 만도 한데 웃음을 잃지 않은 정정한 모습들이다. 간간이 축제를 물어오는 관광객들에도 상세하게 안내하는 모습이 아침이슬에 막 피어난 모란꽃의 풍성함처럼 아름답다. 거기에 오늘이 끝이라며 아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명년 유채꽃 축제 때 꼭 오세요!”하는 친절한 당부도 잊지 않는다.

마지막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는 코스모스 꽃. 이원선 기자
마지막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는 코스모스 꽃. 이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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