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 먹었던 채소 ‘가지’
신선이 먹었던 채소 ‘가지’
  • 노정희
  • 승인 2019.09.26 0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지의 보라색 안토시아닌 색소는 항암 효과
가지 별명은 ‘곤륜과(崑崙瓜)’
재수 좋은 년은 넘어져도 가지밭에 넘어진다

가지는 여름철에 많이 나오는 채소이다. 그러나 초가을쯤에 와서 먹어야 맛이 으뜸이라고 한다. 가지 서너 포기 심어두면 한 집 반찬으로 풍족하게 먹을 수 있다.

가지가 몸에 이롭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가지에는 보랏빛 안토시아닌, 로돕신,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있어 눈 건강, 항산화 작용, 혈당조절, 간경화증 완화, 장염, 유선염에 좋다는 연구가 나왔다. 탄 음식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을 억제하는 효과가 브로콜리나 시금치보다도 2배 가량 높으며, 가지의 비타민은 세포들의 스트레스를 없애 피로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동의보감』에는 ‘가지의 성질은 차고[寒] 맛이 달며[甘] 독이 없다. 추웠다 열이 났다 하는 오장허로를 치료한다’고 하니 평소 열이 많은 사람이 먹으면 좋을 것이다. 갱년기 여성에게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다만 몸이 찬 사람은 가지를 완전히 익혀서 먹어야 찬 성질을 완화할 수 있다.

가지의 별명은 ‘곤륜과(崑崙瓜)’이다. 중국 어디메 상상 속의 곤륜산이 있다고 전한다. 그곳은 신선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곤륜과는 ‘곤륜산에서 나는 오이’로 신선들이 먹는 좋은 채소라는 뜻이다. 그렇게 귀하고 좋은 채소가 바로 가지이다.

가지를 익히면 물컹한 식감으로 인해 꺼리기도 하는데 조리 방법에 따라 식감을 조절할 수 있다. 삶아서 무치면 물컹하지만, 튀기거나 구우면 바삭하게 먹을 수 있다. 단, 튀김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눅진해지니까 조리 즉시 먹어야 한다.

가지는 기름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기름에 볶아 먹거나 튀겨 먹으면 좋다. 팬에 구워서 양념장을 발라 먹어도 별미이다. 가지를 다져서 볶음밥, 가지밥, 서양식 라자니아로 만들기도 한다. 돼지고기를 구울 때 가지를 곁들이면 버섯 못지않다. 고기의 단백질 성분과 가지의 칼륨 성분을 함께 섭취하면 고혈압을 예방에 도움을 준다.

‘재수 좋은 년은 넘어져도 가지밭에 넘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재수 좋은 게 그것뿐이겠는가. 가지를 듬뿍 먹으면 건강에도 좋으니 가지밭을 기웃거릴 만하다.

*가지 구이

1.가지를 적당히 썰어

2. 들기름 두른 팬에 굽듯이 지져낸다. 기름을 많이 넣으면 물컹해지니 적당히 두른다.

3, 양념장을 만들어 발라준다.

Tip: 가지는 8℃ 이하에서는 속살 색이 검게 변한다. 실온에 보관하는 게 좋다. 가지의 물컹거리는 식감을 피하고 싶으면 가지를 썰어 햇볕에 하루 정도 말렸다 볶으면 된다. 저장을 위해서는 바싹 말렸다가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