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에서 배워보는 삶의 즐거움
금강경에서 배워보는 삶의 즐거움
  • 장명희 기자
  • 승인 2019.09.06 07: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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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에서 함께 사는 공동체 사회

사람은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인생이라는 여행길을 걷고 있는 나그네이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다양한 풍경을 구경하듯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온갖 시련을 경험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나그네의 삶이 현실을 감당하기에 너무 벅찰 때가 있지만, 생각과 자세를 조금만 바꾼다면 좀 더 기쁘고 즐거운 여행길이 될 것이다. 인생의 길이는 마음대로 정할 수 없지만, 인생의 넓이와 깊이는 바꿀 수 있다. 이렇게 변화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인생의 진리를 가르쳐 주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줄 지침서와 참된 스승이 필요하다. 삶의 고단함에 지쳐 방황할 때, 평화로운 인류의 미래를 위해 금강경은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복음서이다.

우리들의 삶이란 형상에 매달려 울고, 웃으며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것은 상(相)에 집착하는 데에 오고, 아상(我相)이 우리들의 행복을 보장해 주는 듯 착각한다. 불법세계에서 이 상(相)에 대한 집착이야말로 우리들의 자유를 구속하는 사슬이며, 행복을 차단하는 걸림돌이다. 금강경의 올바른 번역은 「벼락경」이다. 인간의 모든 집착과 무지를 번개처럼 단칼에 내려 자르는 지혜인 것이다. 내가 없어지면, 곧 대상도 사라지고, 집착이라는 고리도 존재할 자리를 잃게 된다. 중생들의 본능적인 욕망에서 나오는 아(我)·인(人)·중생(衆生)·수자(壽者) 등 금강경은 이상적멸분(離相寂滅分)에서와 같이 마음속에서 일체의 상을 제거하면, 고요하고 평온한 적멸의 경지가 찾아든다고 한다. 적멸은 곧 열반의 뜻으로 모든 번뇌와 망상과 욕망 그리고 일체의 집착에서 해방된 부처님의 세계이다. 일체의 관념과 망상과 욕망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너’와 ’나‘의 분별심이 없고 소우주(인간)와 대우주(자연)가 하나가 되게 된다.

금강경은 꿈에 취한 우리들의 온갖 망상과 고정관념들을 타파하고 있다. ‘나다’ ‘너다’ ‘내 것이다’라는 우리들의 삶이 그러한 실체 없는 형상들에 의해 얽매여 조종당하는 꼭두각시에 불과함을 깨닫게 해준다. 내 인생이 내가 주인이 아닌, 바깥세상의 형상에 의해 지배당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금강경은 인생의 주인이 되도록 인도한다. 즉, 형상을 버리고 진정한 자유를 얻으며 여래의 참모습을 접할 수 있게 한다. 공(空)사상에 대한 핵심적인 가르침을 짧고 간략하게 담고,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가장 행복의 세계인 열반을 얻게 하는 것이다. 즉,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의 세계, 최고의 진리이다. 부처님의 마음을 낸다는 뜻이다.

우리는 모든 사물을 대립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선(善)과 악(惡) 등을 전혀 다른 것이 아닌 분별없이 하나로 보는 것이다. 둘을 하나로 보는 고차원적인 입장의 세계관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진정한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세존께서 깨달으신 진리의 세계는 ‘맑은 거울’과도 같다. ‘맑은 거울’은 그 자체에는 어떤 형상이 존재할 수 없다. 어떤 형상을 비추게 될 때 그 형상이 생긴 그대로 나타날 뿐이다. ‘맑은 거울’ 그 자체가 원래 어떤 모습을 스스로 취하지 않는 것처럼, 부처님의 세계인 ‘깨달음의 거울’도 뭐라고 정해진 어떤 법이 아니다. 따라서 어떤 정해진 법이 아니기 때문에 뭐라고 설(說)해질 수도 없다. 그러므로 금강경은 법이라는 상도 갖지 말고 법이 아니라는 상도 갖지 말며, 일체의 상을 세우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금강경은 ‘나라는 생각’과 ‘남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모두가 분별이 없는 하나가 된다면 삶이 늘 즐거우리라 한다. 집착과 욕망은 사람들을 고통 속으로 빠져 들게 한다는 것도 깨닫게 한다. 이제 우리의 영혼이 발가벗어야 할 이유도 알게 될 것이다. 양파 껍질을 벗기듯 영혼도 결국 텅텅 비워 무(無)로 돌아간다. 이것이 바로 인생의 올바른 삶의 의미를 알게 해준다. 금강경은 우리에게 삶을 어떻게 하면 평화롭게 살아가는지 내비게이션을 제시해 준 것이다. 이렇게 우리 모두가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되어 함께 사랑과 자비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신(神)을 마음속에 껴안게 되어 늘 불만이 아닌 작은 것에서도 감사하고, 만족을 느끼며 살아 갈 것이라고 믿는다. 금강경에서 큰 깨달음으로 우리는 올바른 삶의 모습을 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