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봤다" 신토불이 산삼밭 원성수 고려산양삼 대표
"심 봤다" 신토불이 산삼밭 원성수 고려산양삼 대표
  • 유무근 기자
  • 승인 2019.09.0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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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삼은 신(神)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
대구 팔공산 줄기에서 10년 째 산삼밭 일궈
직접 수확한 산양삼을 조심스레 내밀며 자랑하는 원성수 대표  유무근 기자
직접 수확한 산양삼을 조심스레 내밀며 자랑하는 원성수 대표        유무근 기자

 

'영원한 삶'에 대한 열망은 인간의 본성이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도 죽음 앞에서는 두려워하며, 불로불사를 위해 원정대를 꾸려 영원히 죽지 않는 젊음의 약을 구해오라 명했다. 일설에 의하면 원정대의 중심인물이었던 서복은 우리나라에 와서 산삼을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이렇듯 산삼은 예로부터 신비한 영약으로 취급된 희귀한 약용식물이다. 특히 산이 거칠고 깊은 골짜기에서 자생하는 산삼은 일반사람들은 접할 수 없는 귀한 약초로 여겨져 왔다. 왜 이토록 사람들은 '산삼'이라는 두 글자에 매혹되는 것일까? 긴 시간 속에 산삼이 가진 무엇이 우리를 끌어당기는 것일까? 그 산삼의 신비로움을 풀고 싶어, 산삼을 직접 재배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나섰다. 바로 고려 산양삼 대표 원성수(73)씨다. 대구 동구 팔공산 줄기 지묘동에서 산삼밭을 운영하는 원성수 대표는 한의학을 전공하고 산삼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해 온 산삼에 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산삼 박사'다. 원 대표는 산삼을 재배하기에 알맞은 산을 찾아 전국을 누비고 다닌 끝에, 10년 전 이곳에 정착해 산삼밭을 일구었다.

 

-산삼을 재배하기에 좋은 조건이 있나요? 

▶바로 지형입니다. 첫째, 그늘이 많고 북서쪽 방향으로 경사가 져 있어야 합니다. 둘째, 서늘한 바람이 많이 부는 침엽수림 아래 마사토로 되어있어 물 빠짐이 좋아야 합니다. 이곳이 제가 찾던 적합한 조건을 가진 지형입니다.

 

- 이곳은 산삼 밭인가요? 산양삼 밭인가요? 

▶산양삼 밭입니다.

 

-산삼과 산양삼은 다른 점이 무엇입니까? 

▶산삼의 씨를 배양하는 것을 산양삼이라고 합니다. 장뇌삼은 모종을 심어서 캐는 것이고, 산삼은 원래 자연산 천종삼이라 하지요. 자연 그대로 산에서 나는 것입니다. 산삼의 씨를 받아 키운 것이 산양삼입니다. 산삼에 가장 가까운, 산삼과 모양과 크기가 흡사합니다. 구분이 잘 안될 정도로 많이 닮았습니다.

 

손수 산양삼을 돌보며                     유무근 기자
10여 년 동안 씨앗을 뿌리고 거둬온 원성수 대표의 모습이 이색적이다.                  유무근 기자

 

-원 대표님 밭에 산삼도 있나요?

▶지금은 산양삼만 있습니다. 산양삼의 씨를 새나 짐승들이 물고 가서 배설물로 퍼뜨린 것들이 땅 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심지 않은 것인데 배설물에 섞여 자생하는 것들이 세월이 흘러, 고개를 내밀고 모습을 드러내곤 합니다. 자연이 주는 선물이지요. 이것이 바로 자연산 산삼입니다. 몇 년 후 이 지역에는 산삼이 많이 자생할 것입니다. 새나 짐승들이 배설물을 뿌려 놓아서 그렇습니다. 자주 발견됩니다. 하지만 싹을 틔우는 데도 많은 조건이 맞아야 합니다.

 

-산삼주는 산삼이 들어간 것인가요?

▶여러 매체에서 산삼이라고 과대 광고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로 산양삼 입니다. 시중에 보면 산삼주 라고 하여 긴 유리병에 잎을 띄워 상품화해 판매하고 있는데, 진짜인지 진위를 가리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냥 산양삼으로 보면 됩니다. 이것은 심마니들의 이야기입니다.

 

원 대표의 산삼밭이다. 그냥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듯 하다.      유무근 기자
원 대표의 산삼밭이다.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듯하다.                     유무근 기자

 

- 판매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주로 인터넷으로 판매합니다. 산삼마니아들과 지인들이 여기 와서 놀다가 구매해 가기도 하고, 알음알음 방문하는 고객도 많습니다. 산삼이 자라는 크기에 따라 출하량을 조절합니다. 가격대는 6년근은 4만 원, 7년근은 5만 원, 연도별로 1만 원씩 올라갑니다. 최하 한 박스 포장에 3뿌리 15만 원입니다. 과대 포장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내용물 위주로 오동나무박스에 담아 직접 배송합니다.

 

-재배하시며 힘들었던 점도 많았지요? 

▶다른 작물보다 고가품이라, 아르바이트생이나 일반인을 투입시키지 못합니다. 워낙 손실이 컸습니다. 10년간 부부가 직접 둘이서 농사를 지으니 이제 힘도 부치고, 한계를 느끼기도 합니다. 아내가 일에 지쳐 힘들 때 마다 “여보 이제 고생 그만합시다”라고 매번 푸념할 때 힘들었습니다.

 

-연세가 있으시니까 매우 힘드시겠습니다. 반면에 보람도 있으시겠지요?

▶25만 뿌리를 심은 지난 10년간의 결실이 다가와, 내년부터 수확 단계에 들어갑니다. 차곡차곡 쌓아온 긴 시간이 주는 보답이겠지요. 그리고 우리 산양삼을 먹고 효과를 본 분들의 입소문으로 다른 분들이 이곳을 찾아오는 것도 제겐 말할 수 없는 기쁨입니다. 여기서 솔잎이 주는 신선한 공기와 산림욕은 물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 아름다운 노송(老松) 과 자연 속에서 아내와 노후에 건강한 삶을 함께 누리고 있는 것도 큰 복이지요.

 

(왼쪽) 지인들과 산삼백숙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원 대표(오른쪽) 노송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산양삼 밭. 거기 서있는 것만으로 건강이 회복되는 것 같다.       유무근 기자
(왼쪽) 지인들과 산양삼백숙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원 대표 (오른쪽) 노송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산양삼 밭.
거기 서있는 것만으로 건강해지는 것 같다.                유무근 기자

 

- '고려 산양삼' 대표로서의 계획도 들려주시지요.

▶산삼 막걸리와 산삼 김치 생산을 재개할 예정입니다. 주문량에 공급을 못 맞추어 중단된 생산을 내년에는 다시 가동할 예정입니다. 출하 가격이 저렴하여 타산이 맞느냐고 묻는 분도 있는데 A급은 판매하고 B품과 잔뿌리를 사용합니다. 산삼향도 우러나고 몸에도 좋고 맛도 좋습니다.

 

-아직 산삼의 효능을 알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소개해 주시죠

▶산삼은 인삼과는 다릅니다. 자연 그대로 산에서 자생하기 때문에 비료와 약물을 일체 사용하지 않습니다. 사용하면 안됩니다. 삼(蔘)은 자연과 신(神)이 내린 선물로써, 허약한 이들의 몸을 보해주고 원기를 북돋아준다고 동의보감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산양삼을 먹고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옆에 계신 분 소개를 부탁해도 될까요?

▶대구 달서구에 거주하는 금제수(69·주식회사 부동산컨설팅 대표이사)라고 합니다. 저는 여기서 원성수 대표님을 만나고 대표님의 인품을 알고, 또 진짜 산양삼을 접하면서 산삼이 주는 매력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원 대표님을 만나기 전에 구입한 산삼이, 수경재배 또는 수입산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자요. 이제 원 회장님과 맺은 인연으로 단골로 산양삼 마니아가 되었습니다.

 

" 인삼과 닭은 궁합이 맞는 재료여서 이 좋은 산양삼 백숙으로 저는 건강을 지키고 있습니다."

땀을 많이 흘린 날이면 지인들을 불러 산삼 백숙을 대접하는 원성수 대표의 인품은, 솔잎 그늘에 자라고 있는 20만 뿌리 산양삼을 닮았다. 산양삼도 주인을 닮아 나눔의 본성을 전하며 사람들의 건강을 되살리는 역할을 담당하리라. 산양삼을 가꾸는 원 대표의 모습이 자신을 태워 빛을 내는 양초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고려산양삼 주소는, 대구시 지묘동 637번지 일대.

연락처: 010-6258-9283.

E-mail: wss8373@naver.com

긴 세월을 마다 않고 산삼밭을 일구어 온 아내와 함께 한 원 대표의 모습이 어느 때보다 밝다.             유무근 기자
긴 세월을 마다 않고 산삼밭을 일구어 온 아내와 함께 한 원 대표의 모습이 어느 때보다 밝다.        유무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