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여행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 장명희 기자
  • 승인 2019.08.2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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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생활에 바쁘고 지친 우리에게는 무작정 마음을 새롭게 정리하고 환기시키기 위해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그곳이 산인지 바다인지 알 수 없지만 떠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미지의 여행은 마음을 새롭게 단장하고 마음을 활짝 열게 만든다. 또한 시야를 넓혀주고 마음을 성장시켜주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영국의 작가 알랭드 보통도 “여행은 사고를 촉진한다. 이동 중인 비행기, 배, 기차는 우리 내면의 대화를 가장 잘 이끌어내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창작가들은 대부분 여행을 좋아했다. 그들은 이동을 하면서 창작의 영감을 얻고 새로운 소재로 훌륭한 작품을 남겼다.

폭발적인 에너지로 교향곡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곡가 베토벤은 평소 비엔나 숲을 산책하는 것을 좋아했다. 산책을 하면서 악보를 구상하는데 몰두하면서 일상생활을 보내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중국 고대의 수많은 시인들도 다양한 이유로 떠돌며 중국의 빼어난 산수를 즐겼고, 그 과정에서 내면의 근심과 잡념을 털어 놓았다. 그들은 방랑이 있었기에 다양한 자연 속에서 예술적 감각을 얻었을 것이다.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는 “이동하는 동안 내 영혼은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 이동의 방법은 우리 내면의 동경을 상기시킨다. 이동하기 때문에 더 좋은 곳으로 더 아름다운 곳으로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여행에 대한 인간의 갈망은 죽는 순간까지 멈추지 않는다. 구약성서는 아브라함은 일생동안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녔다. 어쩌면 그는 ‘여행의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히브리서에도 “아브라함의 인생은 여행이었으며, 평생 남의 집에 의탁해 기거하였으니 그가 부러워하고 동경한 곳은 오직 하늘에 있는 더 아름다운 고향이었다”라고 적혀 있다. 우리는 여행을 통하여 끊임없이 생각하고 생활하고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구상을 해서 미래에 좋은 발판으로 삼는다. 여행은 우리를 바꾸고, 우리를 만든다. 또한 여행은 자신의 내면의 세계에 대해서도 수많은 각성과 수정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나를 만든다.

여행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볼 때마다 저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우리는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이것은 어릴 때부터 여행에서 배운 추억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도중 마주치는 갈림길은 인생의 선택과 너무 닮았다. 이 길을 선택하면 더 좋았을까. 아니면 저 길을 선택했으면 더 나은 삶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항상 선택의 길목에 서있다. 하나의 선택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것을 배워본다.

여행 도중 해가 진 도로에 어둠이 찾아왔다. 밤이 깊어지다 도로는 침묵 속에 빠져 있다. 도로 위로 홀로 달리는 그 고독함과 비장함이 혼자 이 세상을 헤쳐 나가야하는 우리의 인생과 너무 닮아 있다. 우리 인생은 어쩌면 어느 광야에 홀로 버려진 작은 생명체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스스로 터득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사이다. 우리는 누구나 잠시 이땅에 왔다가 떠나는 여행자일 뿐이다. 여행이 모두 끝났을 때 내가 세상에 간직해둔 것 모든 것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다음 생의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