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산태극수태극의 공주 마곡사(麻谷寺)
[우리 산하] 산태극수태극의 공주 마곡사(麻谷寺)
  • 이승호 기자
  • 승인 2019.08.15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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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선생이 은거했던 마곡사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2)
산태극 수태극의 마곡사(麻谷寺)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중 통도사에 이어 두번째로 마곡사를 찾았다. 가는 날 비가 쉼없이 내렸다. 동행한 일행들이 비를 무척 좋아하고 천둥, 번개까지도 정겨워하기에 무사히 답사를 마쳤다. 사진이 밝지 못해 안타까웠다.

경복궁 근정전 같은 중층에 안은 통층인 대웅보전
경복궁 근정전 같은 중층에 안은 통층인 대웅보전

 

봄 경치는 마곡사이고 가을 단풍은 계룡산 갑사 즉,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란 말이 전하 듯 봄 경치가 아름다운 마곡사는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 966에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25교구 중 제6교구로 100여 개의 사찰과 암자를 관활하는 충남불교의 대본산이라고 한다. 풍수지리적으로 태화산 자락에  명가천과 마곡천이 휘돌아 가는 산태극수태극 형국의 심산유곡이다.
절이 위치한 곳은 전란을 피할 수 있는 무주 무풍, 보은 속리산, 부안 변산, 성주 만수동, 봉화 춘양, 예천 금당곡, 영월 정동 상류, 지리산 운봉, 풍기 금학촌과 함께 십승지지(十承之地)의 명당이라고 이중환의 택리지 정감록에 기록하고 있다.

이 절은 신라 자장율사가 선덕여왕 때 창건했으며 청양 장곡사, 예산 안곡사, 청양 운곡사와 함께 사곡사(四谷寺)라 불렸다. 신라 보철화상이 설법을 할 당시 모인 사람들이 마치 삼밭의 삼대가 골짜기를 빼곡히 메운 모습과 닮아 마곡사로 부른다고 한다.

식당가를 지나면 곧장 매표소가 나온다. 이어서 사찰 입구이다. 통상적인 가람배치 처럼 일주문을 지나면 이 세상 번뇌와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금강역사상과 보현동자상이 있는 해탈문, 동방 지국천왕, 서방 광목천왕, 남방 증장천왕, 북방 다문천왕이 사방을 지키고 있는 천왕문(혹은 사천왕문)을 지나 벚나무가 가지런히 줄지어 서있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여울을 건너면 사찰의 중심인 대웅전이다. 누문 혹은 불이문은 보이지 않고 상륜부에 금동보탑이 올려진 생소한 형태의 5층석탑(보물 제799호)이 있다. 탑 뒤편에는 이 절의 중심 대광보전(보물 제802호)이 장중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 건물에는 비노자나불을 모시고 있다. 대광보전 뒷편에는 이 건물 보다 큰 경복궁 근정전 같이 이층중층에 내부는 통층인 대웅보전(보물 제801호)이 있다. 청양 장곡사 같이 대웅전이 2개인지 알길이 없다. 이 건물은 화엄사 각황전(국보 제67호), 무량사 극락전(보물 제356호), 법주사 대웅보전(보물 제915호)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큰 옛 법당이다. 대웅보전 편액은 신라시대의 명필 김생의 글씨라 한다. 지나치기 쉬운곳, 해탈문 왼편에는 이 절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영산전(보물 제800호)이 있다. 편액은 세조의 친필이라고 한다.

대웅보전 왼편에는 백범당이란 평범한 작은 건물이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인 백범 김구선생이 1896년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 나루에서 일본군 장교를 죽이고 인천형무소에서 탈옥하여 머물렸던 곳이라고 한다. 앞 마당에는 그가 심은 향나무가 잘 자라고 있다.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린다. 갈길은 멀지만 더 머무르고 싶은 편안한 절집이다.

안내:
•휴식형, 체험형, 당일체험의 마곡사 템플스테이
문의 및 예약 041) 841-6226
•입장료 어른 3천원
•매표소 약1km 전에는 다양한 메뉴의 식당들이
즐비하게 모여있다. 주차료는 없다.
•서울식당(041 841-8016)
실내가 넓고 음색이 정갈하다.
더덕산채정식 1인분 1만8천원.

앞 마당의 5층석탑과 비노자나불을 모신 대광보전 뒤에 보이는 건물이 대웅보전이다
앞 마당의 5층석탑과 비노자나불을 모신 대광보전 뒤에 보이는 건물이 대웅보전이다
절 앞 맑은 계곡물과 녹음이 가득한 울창한 숲
절 앞 맑은 계곡물과 녹음이 가득한 울창한 숲
마곡사에서 가장 오래된 영산전 편액은 세조의 친필이라고 한다
마곡사에서 가장 오래된 영산전 편액은 세조의 친필이라고 한다
김구선생이 은거했던 백범당과 그가 심은 향나무
김구선생이 은거했던 백범당과 그가 심은 향나무
대웅보전에서 바라본 마곡사 전각 지붕모습
대웅보전에서 바라본 마곡사 전각 지붕모습
주차장에서 해탈문 가는 길목에 꽃들로 암담하게 조성한 정원
주차장에서 해탈문 가는 길목에 꽃들로 암담하게 조성한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