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어떻게 그대가 천국으로 갈 수 있겠는가!”
“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어떻게 그대가 천국으로 갈 수 있겠는가!”
  • 배소일 기자
  • 승인 2019.08.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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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대지로부터 생겨 나서 다시 대지로 돌아간다

젊은 시절 나는 가장 큰 고통은 태어나고, 늙고, 죽고,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자신이 싫어하는 것과 만나는 것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인간의 진정한 고통은 우리가 실체를 잘못 바라보기 때문에 생겨난다.

깊이 바라보라.

그러면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꿈을 이루지 못하는 모든 것 속에 경이로움이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그 모든 것이 존재의 소중한 측면이다. 그것이 없으면 우리는 존재할 수 없다. 한 송이 꽃을 깊이 들여다볼 때 그것이 꽃이 아닌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햇빛, 비, 흙, 거름, 공기, 그리고 시간 같은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속 깊이 들여다 본다면 우리는 그 꽃이 거름이 되어가는 중임을 알게 될 것이다. 반대로 거름을 깊이 들여다볼 때 우리는 그것 역시 꽃이 되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누군가가 그대를 화나게 할 때 말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행동를 멈추고 자신의 호흡으로 돌아가라. 모든 사건은 행운이자 불운이다. 진리를 아는 사람은 이뤄야 할 목표가 없다. 바람이 불고 구름이 떠가고 꽃이 피듯 그렇게 살아갈 뿐이다.

우리는 우주의 일부여서, 나비의 날갯짓부터 별들의 운행에까지 모든 것이 우리 자신과 관련되어 있다. 숲은 우리 몸 밖에 있는 폐다. 우리의 전생은 바위와 구름, 한 그루 나무였다. 우리 인간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생명체다.

우리는 더 전에는 식물이었고 나무였다. 불과 얼마 전에야 인간이 되었다. 우리는 계속해서 어머니 대지로부터 생겨나서 대지로부터 보호를 받다가 다시 대지로 돌아간다. 동물과 공기 나무를 해치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을 해치는 것이다. 관찰자는 결코 관찰대상자와 독립해서 존재할 수 없다. 사물을 구별하고 관념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는 눈으로는 실체를 볼 수 없다.

에수의 말을 기억하라. “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어떻게 그대가 천국으로 갈 수 있겠는가!”

-틱낫한 스님 '깨어있는 마음의 기적' 중에서-

가끔 힘들고 화나는 시간이 다가올 때면 새겨보는 구절이다. 가만히 내 안에 머물러 생각하는 시간, '어린아이'처럼 되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틱낫한 스님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불교 스승 중 한 명 이자 시인이자 평화운동가, 불교 사상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하며 참여 불교운동 및 각종 사회운동을 해오고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전 세계를 돌며 베트남의 참상을 멈추고자 평화운동을 펼쳤고, 이에 1967년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추천을 받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이런 활동이 빌미가 되어 남·북 베트남 정부 모두 그의 입국을 불허하였고, 1967년부터 틱낫한은 39년이라는 긴 세월을 망명객으로 살아왔다. 1982년부터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 명상 공동체 플럼 빌리지를 세워 마음 챙김을 통해 개인과 사회가 평화로워지는 가르침을 전 세계인과 나누었다. 세속 나이 아흔넷에 이른 스님은 “이제 내 인생의 수레바퀴가 멈추려 한다.”고 밝히며 2018년 12월 고향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현재 열여섯 살에 출가했던 투히에우 사찰에 머물며 조용한 가르침을 펼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틱낫한 ‘기도의 힘’, 틱낫한 ‘명상’, ‘화해’, ‘화’, ‘너는 이미 기적이다’, ‘틱낫한 스님의 반야심경’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