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카이로스적 사고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
(23) 카이로스적 사고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
  • 김영조 기자
  • 승인 2019.08.12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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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 일본의 경제 압력, 미국의 국방비 압박,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위협 등으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해 있다.

아이 하나가 산에 갔다가 하루살이를 만났다. 한참 얘기하다가 헤어지면서 아이가 말했다. “우리 내일 또 만나자그러자 하루살이가 말했다. “내일이 뭔데?” “오늘과 똑같은 시간이야” “또 하루를 더 살라고? 하루를 사는 것도 지겨운데 또 더 살라는 말이냐? 그건 싫어

다음 날 아이는 바닷가로 가서 바다거북을 만났다. 서로 얘기하다가 헤어지면서 바다거북이 말했다. “우리 다음에 보자아이가 물었다. “다음 언제?” “100년 뒤에” “100년 뒤에 나는 없어. 죽어 있어” “왜 그렇게 빨리 죽어?”

하루살이가 사는 하루, 인간이 사는 80, 바다거북이 사는 수백 년은 서로 시간의 길이가 다르다. 그러나 다른 시간의 길이이지만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일 즉 시간의 가치는 같거나 비슷하다.

하루살이는 하루 만에 모든 일을 경험한다. 밤하늘의 별을 보고, 천둥소리를 듣고, 은은한 꽃향기를 맡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가족을 만들고, 수많은 기쁨과 슬픔을 겪는다.

하루살이가 하루를 살면서 운동하는 에너지는 인간이 80년을 사는 것과 같은 에너지라고 한다. 바다거북이 수백 년을 살면서 움직이는 에너지와 인간이 80년을 살면서 움직이는 에너지는 비슷하다.

인간에게 주어진 80년도 마찬가지이다. 80년이라는 시간의 길이는 같지만 사람마다 시간이 갖는 가치는 다르다. 정해진 80년이라는 삶의 여정(旅程) 속에 무엇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내용으로 채우는 사람도 있고, 아무런 의미와 가치를 갖지 않는 내용으로 채우는 사람도 있다. 자기 직분에 충실하거나 예술 창작 활동이나 지식 습득 활동에 심취하거나 봉사활동이나 인류애 실천에 참여하는 경우가 전자의 예이다. 할 일 없이 빈둥빈둥 시간을 보내거나 탐미적 쾌락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후자의 예이다.

시간에 크로노스(Chronos) 시간과 카이로스(Kairos) 시간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얘기이다.

천공(天空)의 신 우라노스와 대지의 여신 가이아 사이에 크로노스가 태어났다. 크로노스는 아버지 우라노스의 성기를 잘라 권좌에서 몰아냈다. 아내 레아를 맞이하여 여섯 자식을 낳았다. 자신이 아버지를 해친 것처럼 자식들이 자기를 해치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자식들이 태어나는 대로 모두 삼켜 버렸다.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시간이 지나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의 상징적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섯 째 자식인 제우스가 태어났을 때 가이아와 레아가 의논하여 아이 대신 돌덩어리를 포대기에 싸서 크로노스에게 주어 삼키게 했다. 대신 제우스는 크레타 섬 동굴 속에 숨겨두었다. 제우스가 자라 아버지 크로노스를 제거하였다. 제우스가 크로노스를 제거함으로써 시간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를 가지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우스의 아들이 카이로스이며, 기회의 신으로 불린다.

크로노스 시간은 객관적 시간, 절대적인 시간, 물리적 시간, 생멸하는 시간, 자연적인 시간, 달력의 시간 등을 가리킨다.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이다. 부자나 가난한 자나, 잘난 자나 못난 자나 관계없이 모두에게 크로노스 시간은 똑같이 흘러간다.

카이로스 시간은 정신적이며 주관적으로 느끼는 심리적 시간, 상대적 시간, 논리적 시간 등을 가리킨다. 개인의 인생의 의미와 가치가 접목된 시간으로서 기회(찬스)의 시간이며 결단의 시간이다.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는 시간이다. 행복한 순간의 시간은 빨리 지나가고, 불행한 순간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가는 것으로 인식된다.

 

기회의 신 카이로스 동상
기회의 신 카이로스 동상

기회의 신 카이로스 동상은 괴상한 형상을 하고 있는데 그 뜻은 다음과 같다.

발가벗은 이유는 사람들의 눈에 잘 띄기 위함이다.

앞머리가 많은 이유는 앞에서 쉽게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뒤로 지나가 버리면 다시는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어깨와 발뒤꿈치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함이다.

저울을 들고 있는 이유는 저울을 꺼내 정확히 판단하라는 의미이다.

날카로운 칼을 들고 있는 이유는 칼같이 결단하라는 의미이다.

 

절대적 시간인 크로노스 시간은 바꿀 수 없지만 상대적 시간인 카이로스 시간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고, 불행한 운명을 행복한 운명으로 바꿀 수도 있다.

기회란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다. 한번 온 기회도 재빨리 사라진다. 위기를 당하면 사람들은 쉽게 절망하거나 체념한다. 그러나 이를 기회로 포착하여 결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어진 크로노스 시간을 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으로 채우고, 위기의 시간을 기회의 시간으로 만드는 것이 카이로스적 사고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 일본의 경제 압력, 미국의 국방비 압박,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위협 등으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과거를 자성해 보면서 카이로스적 사고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부존자원이 절대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인재 육성과 기술 개발에 국력을 모아야 한다. 높은 교육열과 우수한 두뇌와 끈기를 가진 우리나라가 아니던가. 동시에 갈등과 대립으로 난립된 국민의 정서를 한 곳으로 모으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