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련다'
'아낌없이 주련다'
  • 김병두 기자
  • 승인 2019.07.29 14: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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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의 미망인과 연하의 청년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을 그린 영화

1962년 유현목 감독의 이민자, 신성일 주연의 영화 아낌없이 주련다'가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한운사 원작으로 큰 인기를 끈 HLKA 연속방송극을 영화화한 작품이다6.25 한국전쟁 중 부산 피난 시절 남편을 잃은 30대의 미망인은 술집에서 마담 생활을 하던 중 젊은 연하의 20대 지배인 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청년과의 사랑을 눈치 챈 정부는 그녀를 학대하고 그녀는 병이 들고 청년은 정성을 다해 간병을 하지만 미망인은 세상을 떠난다는 연상의 미망인과 연하의 젊은 청년과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영화였다. 특히, 부산 다대포에서 수영복을 입은 이민자와 신성일의 키스신을 촬영할 때는 수천 명의 구경꾼들로 대혼잡을 이루었다고 한다. 영화 개봉후 이민자와 신성일의 정사신과 키스신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서울의 국제극장에서 개봉되어 7만여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속 이민자 신성일의 다대포 해변신
영화 속 이민자, 신성일의 다대포 해변신

당시 아낌없이 주련다''가 개봉되자 언론들도 호평을 했다. 특히 서울신문은 유현목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평했고, 경향신문은 유현목 감독과 변인집 촬영 콤비의 유려한 카메라 워크에 의한 화면이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제2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감독상, 부산일보가 주최한 제6회 부일영화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이민자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로맨스빠빠'로 데뷔한 신성일은 이때까지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이 영화에서의 열연으로 인기스타가 되었다. ‘한국의 에바 가드너라고 불린 이민자는 1944년 태양의 아이들로 데뷔하여 1945년 영화배우 김진규와 결혼했지만 그 후 이혼을 했다.  1948여명에서 첫 주연 후 1955년 미망인(박남옥 감독), 1958년 생명(이강천 감독), 유혹의 강(유두연 감독), 1960년 울지 않으련다(신경균 감독), 1962년 아낌없이 주련다(유현목 감독), 1963년 자문밖 설마담(한상운 감독) 등에서 관능적인 매력의 비극적인 과부 역을 주로 연기 했다. 총 66편의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했지만 1969년 이별의 모정(이종기 감독)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그 후 일본에서 재혼후 도쿄에서 살다가 1986년 뇌일혈로 사망했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나중에 신성일의 아내가 된 엄앵란과 허장강, 방성자, 곽규석이 조연으로 출연하였으며 오늘날 한국영화의 간판스타가 된 안성기가 아역으로 출연하였다. 방성자는 대구사범학교 출신으로 교사를 하다가 최훈 감독의 애수에 젖은 토요일로 데뷔하여 인형 같은 외모로 큰 인기를 끌었고 1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1972년 방성자 집에 도둑이 들고 총기 발사로 도둑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다. 그 후 영화계를 떠난 방성자는 1979년 40대 초반에 안타깝게 병사한 비운의 여배우였다.

유현목 감독은 1955년 교차로'의 감독으로 데뷔하여 오발탄, 순교자, 사람의 아들 등 종교와 관련된 영화와 김약국의 딸들, 카인의 후예, 장마 등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많이 감독하였다. 1976년부터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70세에 감독한 말미잘'로 대종상의 영예로운 감독상을 수상하였다. 한국 영화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2007년 제6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공로상과 2009년 금관문화훈장을 수상했으며 2009년 세상을 떠났다.

그 후 아낌없이 주련다'는 27년이 지난 1989년 노세한 감독이 김지미, 이영하, 박근형 주연으로 리메이크 되었다. 내용은 현실에 맞게 원작과 많이 바뀌었다. 영문과 교수였던 남편의 젊은 제자와 사랑에 빠진 미망인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영화로 김지미의 지미필름이 기획하였으며 대한국장에서 개봉되어 14만 8천여 명의 관객동원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1989년 리메이크된 '아낌없이 주련다'에서 열연한 김지미와 이영하
1989년 리메이크된 '아낌없이 주련다'에서 열연한 김지미와 이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