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의 창] 롯데와 신격호
[인문의 창] 롯데와 신격호
  • 장기성 기자
  • 승인 2019.07.24 14:35
  • 댓글 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력적인 롯데가 이미 알베르트의 약혼자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베르테르는 행복의 절정에서 고뇌의 심연으로 빠져들었다. 전 세계 독자들은 그녀를 범접할 수 없는 천사의 경지에 올려놓고 말았으니.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롯데그룹의 신격호도 예외는 아니었다
1774년 독일의 문학가 괴테가 쓴 소설. 음울했던 괴테의 연애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소설인데 대체로 서간체(편지) 형식으로 쓰였다. 편집자의 간단한 서술인 프롤로그로 시작하여, 초중반부는 주인공인 베르테르가 친구인 빌헬름에게 쓴 편지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형식으로 쓰여 있고, 후반부에선 편집자가 베르테르의 편지와 지인들에게 얻은 정보를 엮어 사건을 재구성하여 3인칭으로 서술하고 있다.
1774년 독일의 문학가 괴테가 쓴 소설. 음울했던 괴테의 연애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소설인데 대체로 서간체(편지) 형식으로 쓰였다. 편집자의 간단한 서술인 프롤로그로 시작하여, 초중반부는 주인공인 베르테르가 친구인 빌헬름에게 쓴 편지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형식으로 쓰여 있고, 후반부에선 편집자가 베르테르의 편지와 지인들에게 얻은 정보를 엮어 사건을 재구성하여 3인칭으로 서술하고 있다.

괴테는 이 한편의 소설로 일약 세계적 문호가 되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그가 25세이던 1774년에 출간되었는데, 집필을 시작한지 불과 14주 만에 완성했다. 출간되자마자 낡은 전통에 반항심으로 가득 찬 젊은이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젊은 남성들은 소설의 주인공 베르테르와 똑 같은 파란 상의에다 노란 조끼를 입었으며, 젊은 여성들은 롯데와 같이 사랑받기를 원했다. 평범한 남편을 싫어하는 사태가 일어났을 뿐 아니라, 실연(失戀)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남자들의 자살사건이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세기말까지 프랑스어 번역판이 15종, 영어 번역판이 12종 출판될 정도였다니 가히 그 영향력이 가늠된다. 시대의 영웅 나폴레옹이 프랑스어 판으로 7회나 읽었으며, 그는 이집트를 정복할 때도 이 책을 늘 휴대하였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여태껏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을까?

이 소설은 주인공인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된다. 감수성이 풍부한 젊은 베르테르는 어떤 일 때문에 고향을 떠나 다른 고장으로 옮겨 살게 되었다. 그 곳에서 우연히 참석한 파티에서 미모의 롯데와 만나게 되고 첫눈에 반하지만, 그녀는 이미 약혼자 알베르트가 있는 상태였다.

롯데에 대한 사랑이 깊어질수록, 그녀의 사랑을 얻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느낀 베르테르는 한동안 롯데 곁을 떠나기로 하고, 친구 빌헬름이 추천해 준 공사(公使)의 비서로 일을 해보기도 한다. 그는 관료로 일하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는 데다, 영혼 없는 공사와 업무상 충돌이 잦았다. 속물적인 제도권 사회에 신물이 난 나머지 8개월 만에 그 직에 사직서를 내고 만다. 그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서 순례도 하고 전쟁터에도 나갈까 고민하는 등 롯데를 잊으려 갖은 애를 쓴다. 그러나 그는 그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줄 유일한 여인을 찾아 그 곳으로 되돌아오고 만다. 롯데의 남편인 알베르트에 대한 질투심은 괜히 점점 커져만 갔다. 롯데 역시 이무렵 베르테르에 대한 감정이 새롭게 싹트게 되지만, 남편과의 관계는 점점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베르테르는 급기야 롯데를 향한 자신의 행위에 대해 죄악감을 느끼고 죽음만이 그의 사랑을 완성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에 이르게 된다. 베르테르는 결국 알베르트에게서 빌려온 권총을 사용해 자살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마감한다. 롯데는 그의 자살 소식을 듣자마자 실신하고 만다. 이 소설은 대충 이렇게 베르테르의 슬픈 고뇌를 담고 있다. 이런 고뇌의 한 대목을 보자.

‘나는 이제 기도라곤 ’롯데‘ 그녀에게 바치는 기도밖에는 모르게 되어버렸네.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오직 그녀의 모습뿐이네. 나를 에워싼 모든 것을 그녀와 관련시켜서 바라보게 되었네. 그리고 나는 그 시간이 더 없이 소중하고 행복하게 여겨지네. 그러나 나는 그녀를 내 마음속에서 지워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네. 아아, 빌헬름! 내 마음은 자꾸만 나에게 그녀와의 이별을 강요하는 군. 간혹 그 녀 곁에서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앉아 있을 때가 있네. 그럴 때면 롯데의 모습, 거동 그리고 품위 있는 말투에 도취되어 내 모든 감각이 긴장되곤 하지. 눈앞이 캄캄해지는가 하면 귀가 먹먹해지며, 마치 암살자에게 목을 졸리는 것처럼 답답해질 때도 있다네. 급기야 심장이 거칠게 고동치면서 마음이 흔들릴 때면 숨을 가다듬어 보지만, 그럴수록 감각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뿐이네.’

당시 베르테르의 열풍이 유럽을 휩쌌다. 젊은이들은 베르테르의 무구속(無拘束)의 자유를 따라했으며, 그가 자살한 베츨러 지역이 성지순례 코스가 되어 주인공의 숨결을 느끼고 싶어 했다. 자살을 낭만으로 받아드리며, 숭고함으로 승화시켜버렸다. 이런 기이한 현상에 책임을 느낀 저자 괴테는 후속 판(版) 말미에 자살하지 말라는 경고문을 넣기도 하였다니, 베르테르의 자살 파장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나게 한다. 그런데 베르테르를 자살하게 만든 롯데의 존재는 무엇이라 말인가? 베르테르에게 롯데는 빛과 어둠을 넘어선 신화속의 요정이며, 문학과 예술을 논할 수 있는 유일한 동반자였으니 가능한 일일 것이다. 세상의 독자들은 그녀를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천사의 경지에 올려놓고 말았으니,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 되었으리라.

대한민국과 일본의 기업인. 롯데그룹 창업주 겸 초대 회장이다.울산광역시 울주군 출신으로, 본관은 영산 신씨. 호는 상전(象殿), 일본 이름은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홀수 달에는 한국에서, 짝수 달에는 일본에 머물며 그룹을 경영해 ‘대한해협의 경영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위키백과대한민국 1세대 재벌 총수 중에서는 정주영과 함께 손꼽히는 자수성가 재벌이기도 하다.[14
대한민국과 일본의 기업인. 롯데그룹 창업주 겸 초대 회장이다.울산광역시 울주군 출신으로, 본관은 영산 신씨. 호는 상전(象殿), 일본 이름은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홀수 달에는 한국에서, 짝수 달에는 일본에 머물며 그룹을 경영해 ‘대한해협의 경영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대한민국 1세대 재벌 총수 중에서는 정주영과 함께 손꼽히는 자수성가 재벌이기도 하다.위키백과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자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었다. 젊은 시절 늘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는 20세 초반에 일본으로 건너가 문학도를 꿈 꿨지만 ‘글밥 먹고 살기 힘들다’는 주변의 조언을 받아 들여 와세다 고등공업학교(현 와세다대 이학부) 화학과에 입학하여, 1946년에 졸업했다. ‘롯데’라는 회사이름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젊은 시절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감명 깊게 읽고, 이 소설의 주인공인 베르테르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이던 '샤를롯데’(Charlotte)에 매료된 결과물이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미혹(迷惑)과 매료(魅了), 그 자체가 아니던가. ‘엘리자베스’(Elizabeth)의 애칭이 ‘리즈(Liz)이듯, '샤를롯데’(Charlotte)의 애칭은 ‘롯데’(Lotte)다. 잡을 수 없는 그리움의 대상을 사명(社名)에 담은 것이다. 심지어 롯데백화점 상품권에 샤를롯데의 초상화가 도안으로 그려져 있다. 하지만 보통 고객들에겐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의 여주인공 ‘롯데’ 보다는 대기업 사명(社名) ‘롯데’에 더 익숙하다. 그의 문학적 감수성이 식품, 제과, 백화점, 유통, 테마파크 등 '감성팔이'가 필요한 사업에서 유달리 롯데가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학은 꿈과 상상력의 원천이라 흔히 말한다. 현실은 문학이 뿌려놓은 꿈과 상상력을 꽃피우고 열매 맺게 하는 수단이란 말이 왠지 새롭게 들리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