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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태조 왕건과 초례청
icon 류기환
icon 2020-01-15 13:20:23  |  icon 조회: 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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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이 공산 등지에서 후백제와 전투한 결과 대구, 특히 동구에는 반야월 등 왕건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안심 역시 마찬가지다.

태조 왕건이 공산전투에서 후백제 견훤에게 패하고 신숭겸 장군 덕분에 후백제의 포위망을 빠져나와 더 이상 적들이 따라오지 않아 마음이 놓인다고 해서 안심(安心)이란 지명이 생겨났다.

안심역 개찰구를 빠져나오자 여러 목적지와 함께 초례봉이라고 적힌 작은 안내판이 보인다.

얼마전까지는 초례봉은 아예 표기 되지 않았지만 안심역을 거쳐 초례봉으로 가는 등산객이 많아짐에 따라 뒤늦게 초례봉이 포함됐다

안심역을 빠져나와 초례봉으로 가려면 1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

반야월농협 동부지점을 거쳐 동내천을 거슬러 오르며 초례봉으로 가는 도보여행을 시작한다.

이곳에 빈집이 많아 조금은 을씨년스럽다.

이곳은 12개 공공기관이 들어오는 대구혁신도시 예정지여서 상당수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한 상태다.

신방골이란 계곡을 따라 난 등산로는 아기자기한 멋을 간직하고 있다.

마사토가 깔린 길은 완만해 산행을 하기에 편하고, 소나무 등이 우거져 있다. 신방(新房)은 신랑`신부를 위해 새로 차린 방을 뜻한다.  

여기에도 태조 왕건과 관련된 전설이 있다.

후백제군의 추적을 피하다 기진맥진해 쓰러져 있던 왕건은 어느 나무꾼을 만나 주먹밥을 얻어먹고 기운을 차려 후백제군을 멀리 따돌린 것을 깨달은 뒤 왕으로서의 위엄을 갖추고 처음으로 산 정상에 올라 사방을 살폈는데 바로 지금의 초례봉이다.

그 무렵 초례봉 아래 7부 능선에 자리한 한 집에서 왕건은 28번째 부인과 신방을 차렸고, 그 건물은 초례청이 됐으며 계곡의 이름은 바로 신방골이 됐다는 것.

초례(醮禮)는 혼인을 지내는 예식을 뜻하며, 초례청은 초례를 치르는 곳을 일컫는다.

주민들은 신방골을 ‘신배이골’로 부르고 있다.

초례청에서 초례봉까지는 그다지 멀지 않다.

해발 635.7m인 초례봉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등산객들에게 상당히 먼 지역까지 살펴볼 수 있는 경관을 선물한다.

동쪽으로는 하양, 금호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경산이 발아래에 펼쳐진다.

안심 토박이 김체환(76) 씨는 “초례봉과 초례청, 신방골 등은 고려 태조 왕건의 자취가 서려 있는 등 역사`문화적으로 의미가 깊은 곳”이라고 말했다.

2020-01-15 13: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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