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글마당 시니어매일은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는 신문입니다. 참여하신 독자께는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자작시
바람이 붑니다
갈산/정권식
때 아닌 겨울바람이 붑니다 지금은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야 하는데
찬바람이 부네요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이 놀라서
시끄럽게 소리를 지릅니다
적막이 두려운지 바람은 자꾸만
풍경을 흔들어 댑니다
요란 떠는 풍경소리가 흡족한지
이번에는 활짝 핀 꽃가지를 흔듭니다
꽃가루가 아랫동네까지
날아갑니다
함께 있던 민들레 홀씨도 바람 타고
아주 멀리 흩어집니다 바람의 심통은
아무도 못 말립니다
무엇이 못 마땅한지 길가는 여인들의
짧은 치마를 걷어올리기도 하며
계속 심술을 부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