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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예찬
icon 우하영
icon 2019-12-09 11:22:14  |  icon 조회: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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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 우리말사전에 ‘시니어(senior)’란 단어가 표제어로 등재된 기록은 없다. 영한사전 상에 ’연장자·손윗사람 또는 어른‘으로 풀이되고 있는 이 말의 뜻은 ’남의 아버지나 나이 많은 사람‘을 높이어 혹은 대접하여 이르는 말로 통용되고 있는 개념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외래어화된 이 낱말을 차제에 국립국어원에서는 정식으로 우리 사전에 게재해야 마땅하다는 여론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키고 늙은 쥐가 독 잘 뚫고 길난 솥에 고구마 잘 삶긴다‘는 묵은 속담이 있다. 보잘 것 없고 쓸모없이 보이는 것이 되레 제 구실에 충실함으로써 ’한가락‘한다는 뜻으로 이는 곧 시니어 예찬과도 상통하는 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녹록찮은 솜씨나 재주·뛰어난 활동으로 명성을 떨쳤거나 이름을 날리는 시니어들이 예상외로 많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우선 KBS 최장수 프로 ‘전국노래자랑’ 사회자이며 애칭이 ’만년 오빠‘인 송해, 그는 망백(백 살을 바라본다는 뜻에서 아흔한 살을 일컫는 말)을 넘은 92세의 연치가 무색하게 지금도 충무로에서 동료·후배를 만나면 앉은 자리에서 소주 2, 3병을 혼자 거뜬히 비우는 호주가로 술값은 항상 현역인 자기가 낸다고 한다.

이에 뒤질세라 역시 KBS 장수 프로인 ‘가요무대’의 청년 같은 사회자 김동건 아나운서, 80세인 그는 좌중을 압도하는 특유의 구변으로 많은 방청객들에게 소싯적의 아련한 추억과 향수 그리고 눈물까지 자아내게 하는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프로에 단골 출연하는 백설희(92)·안다성(89)·박재란(87) 등은 왕년의 주옥같은 자신의 히트곡인 물새 우는 강언덕, 불러라 샌프란시스코, 청실홍실, 사랑이 메아리칠 때, 산 너머 남촌에는, 님(일명: 창살 없는 감옥)을 열창, 시니어들의 심금을 울리면서 갈채를 받고 있는 쟁쟁한 현역가수들이다.

또 있다. 현대를 창업한 고 정주영 회장은 환갑을 훨씬 넘어서까지도 사내 씨름대회를 열어 직접 출전하여 신입사원들과 한바탕 힘을 겨루었고, 공사 현장의 노무자들과도 어울려 팔씨름을 하고 막걸리 파티를 즐겼다는 일화가 있다. 세종 시대를 풍미한 황희 또한 87세까지 영의정 직을 훌륭히 수행하여 우리 역사상 가장 추앙받는 명재상으로 남아 있지 않는가.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대문호 톨스토이는 고희를 넘긴 72세에 ‘부활’을 집필하여 당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문학상인 퓰리처상-원칙적으로 미국인에게만 한정 수여하는 상-을 예외적으로 수상했다.

100여 년 전인 1919년 9월 2일 서울역 앞에서 새로 부임하는 사이토 총독에게 폭탄을 던져 서대문형무소에서 사형당한 시니어 항일 투사 강우규 의사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 보통 사람으로서는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할 영웅적 의거를 결행 당시 춘추 65세 지금의 평균 수명으로 환산하면 팔순은 족히 넘었을 터.

놀라운 얘긴 계속된다. 인구 감소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요즈음 60, 70대 여성 시니어들이 보란 듯이 신생아를 출산하고, 운동선수 출신의 82세 할머니가 맨손으로 강도를 제압했다는 경이적인 최근의 외신뉴스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번쩍 뜨이게 하고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이외에도 평생 모은 생계급여비 2천400만원을 선뜻 기부한 82세의 어느 기초생활수급대상 할머니의 참사랑 실천이 찡한 감동을 안겨주고 삼척동자에게까지도 부연 설명이 필요없는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도 60세가 넘은 자랑스런 시니어다.

‘시니어매일’이 고고지성을 울린 지 어느덧 첫돌이 가까워지고 있다. 부디 기자단 제위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천생의 재능을 아울러 시니어 신문 사상 전무후무한 찬란한 금자탑을 쌓기를 기원하는 것으로 화룡점정을 갈음할까 한다. 힘을 써서 무거운 물건을 번쩍 들 때 내는 기합소리를 토박이말로 크게 한번 외쳐본다 “시니어 매일! 이커-서니!!”

2019-12-09 11: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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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남 2019-12-30 15:22:52
기사 너무너무 좋아요~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