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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 엄마
icon 배광수
icon 2019-08-01 21:06:41  |  icon 조회: 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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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네 집에 들어서면 집 안이 환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처음에는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서 그런가 보다 생각을 하게 되지만 조금만 있으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답니다.

진이 엄마에게는 두 아들이 있습니다. 진이는 막내로 중학생이고요, 그 위로 고등학생인 첫째가 있습니다. 자식 잘되길 바라는 게 부모 마음이라고 늘 ‘공부해라’를 입에 달고 사는 것은 엄마의 몫이지요. 그런데 진이 엄마는 진이가 밖으로 놀러 간다고 해도 “더운데 너무 뛰어다니지 마라”라고 할 뿐,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슬쩍 자식들에 대한 생각을 물어 보았지요.

진이 형은 늘 우등생이었다고 합니다. 무얼 시켜도 말없이 해내는 첫째를 보면서 진이 엄마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기대치를 점점 높여나갔습니다. 그렇게 말 잘 듣고 공부 잘하던 첫째가 중학교 2학년 무렵부터 엇나가기 시작했답니다. 학원도 빼 먹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애가 타기 시작한 진이 엄마는 첫째를 윽박질러도 보고 달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수록 첫째의 반항은 점점 심해져 갔습니다. 어느 날, 진이 엄마는 그 문제가 어디에서 생겨났는지 되짚어보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문제는 첫째가 아니라 자신에게 있음을 알게 되었지요. 자신의 지나친 기대가 첫째에게는 힘들고 무거운 짐이 된 것이지요.

그 이후로 진이 엄마는 아이들에게 무얼 강요하기보다 아이들의 소리를 귀담아 들으려 애쓴다고 했습니다. 자신에게는 자신의 삶이 있듯, 아이들에게는 그들만의 미래가 있음을 믿는다고도 합니다. 가족이란 서로의 허물까지 감싸 안을 수 있는 ‘사랑과 믿음의 공동체’라는 진이 엄마의 이야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이제 진이네 집안이 왜 그리 환한지 이유를 아셨죠. 참! 진이 엄마가 누구냐고요? 우리 동네 성당에 가면 궂은일도 마다 않고 묵묵히 일하는 훤칠한 키의 아주머니 한 분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그 분이 바로 진이 엄마랍니다. 마지막으로 진이 엄마의 이야기를 하나 더 전해드릴까요.

‘기대치를 낮추면 낮출수록 행복은 그만큼 더 커진답니다!!’

2019-08-01 21: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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